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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통화정책의 뉴노멀시대, 부작용에 대비해야


[윤창현 |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1. 양적완화의 명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중앙은행을 필두로 각국의 중앙은행은 팽창적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선 바 있다. 금리가 제로가 되어도 통화를 발행하는 양적완화와 아울러 시중은행의 중앙은행 예치금에 대해 금리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료를 떼도록 하는 마이너스금리 정책 등이 대표적인 팽창적 통화정책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이러한 정책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경기부양이 일부 효과를 거두고 있기는 하다. 

또한 중앙은행들은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매입 대상 자산에 주식까지 포함시키는 등 과거와는 다른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상당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있다. 또한 부동산 가격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는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마이너스 금리를 정상적이지 않은 현상으로 인식한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대신 저축을 늘리고 금을 사들이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관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들과 움직임들을 정리해보면서 문제점에 대해 논의를 하고자 한다.

2. 신통화정책의 예상 밖의 문제들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리고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상당한 후유증을 유발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글로벌 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고 이러한 움직임 하에서 규제는 심해지고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 경제 내에서 부동산 및 주식의 버블이 상당히 심해진 적이 있었다. 이 버블이 터지고 나서 금융기관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담보로 잡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부실화되었고 이러한 부실대출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금융기관들은 신규대출을 제대로 늘리지 못했다. 

그야말로 새가슴이 되어 분위기가 위축이 되면서 정상적으로 집행되어야 할 대출도 집행이 늦어지며 일본경제 내에 돈의 흐름에 이상이 생겼다. 금융기관의 부실이 실물경제까지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지속되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기관이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기관이 잘못을 하고 문제를 일으키면 당연히 제재조치를 해야 하지만 이러한 조치로 인해 금융기관이 위축 되는 경우 실물경제에 돈이 제대로 돌지 못하게 되면서 경제 전체가 위축이 되는 상황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속 시원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서 일본경제는 잃어버린 20년 국면으로 급격히 빠져들었다.

돈이 너무 많이 풀려서 부동산 시장에 버블이 형성되었고 이 버블이 터지면서 촉발된 것이 이번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는 돈을 풀어 이러한 위기에 대한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돈 때문에 발생한 위기를 돈을 풀어 극복하는 통화정책 과부하가 지속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병을 치료하다가 새로운 병이 생기는 상황에서 이제 금융기관발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소위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시도하였다. 금리가 제로가 되어도 계속해서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 정책은 팽창적 통화정책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 사실이다. 양적완화 정책은 기존의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정책과 거의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과거의 잣대로 보면 금리가 제로 근처로 가는 경우 통화량 확대는 더 이상 무의미해진다. 그런데 양적완화 정책에 있어서는 금리가 제로가 되어도 계속 통화량을 늘리는 것이 주요한 정책을 형성하고 있다. 금리가 제로가 되어도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계속 집행하면서 통화량을 늘려간다. 공개시장조작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핵심이다. 기준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자. 이 경우 통화량을 확대시켜야 한다. 

이때 중앙은행이 시중은행들로부터 채권(주로 국채같이 안전한 채권)을 사들이고 은행들에게 대금을 지불하면 중앙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돈이 전달되면서 통화량이 일단 늘어나게 된다. 시중은행은 이렇게 지불된 대금을 재원으로 해서 대출 여력을 확보하고 대출을 늘이게 된다. 시중에서 통화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대출로 집행이 된 돈이 시중에서 돌다가 다른 은행의 예금으로 들어가게 되면 타 은행의 예금이 늘어난다.

통화량은 현금과 예금의 합이다. 대출이 늘고 이에 따라 예금이 늘어나면 통화량이 증가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경우 통화량을 줄여야한다. 이때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게 채권을 넘기고 채권대금을 수취하므로 이 돈만큼 자금이 중앙은행으로 들어오면서 시중에서 통화량이 감소한다.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은 주로 국채 수준의 안전한 채권을 이용하여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공개시장조작의 대상이 달라지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을 위해 채권매입 규모를 계속 늘여가는 과정에서 국채가 모자라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보니 중앙은행은 매입대상 자산 범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 미국 연준의 경우 모기지 유동화증권을 매입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영국 중앙은행의 경우 양적완화 정책을 위한 공개시장조작의 대상으로 회사채를 포함시키고 있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까지 사용하고 있다. 

최근 ‘쌍둥이 나이프’로유명한 독일의 헹켈은 회사채를 5억 유로 만큼 발행하면서 –0.05%의 수익률을 책정한 바 있다. 기업이 돈을 빌려오면서 금리를 지불하지 않고 0.05%의 수수료를 추가로 받게 되는 것이다. 회사의 상황이 건전하고 신용등급이 높으면 회사채 금리까지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로 사들이는 상황에서 회사채도 마이너스 금리로 매입해주다보니 독일 국채금리 –0.67%와 헹켈의 회사채 금리 –0.05% 간에 0.62%p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회사채 금리까지 마이너스가 되는 보기 드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헹켈 회사채는 유로 중앙은행이 사들일 것을 예상하고 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앙은행들은 매입자산 대상에 주식을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경우 이미 1000억 달러(약 110조 원) 수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사들이는 주식은 모두 외국회사 주식들이다. 애플이나 코카콜라 같은 미국 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은행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매입대금으로 지급된 스위스 프랑은 즉시 달러로 교환된다. 자국 돈이 발행되니까 통화량이 일단 늘어나는데 이렇게 증가한 스위스 프랑은 즉시 달러매입자금으로 사용된다. 매입된 달러를 가지고 외국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국통화를 팔게 되니 자국통화가 약세가 된다. 외국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통화량이 증가하는 효과와 자국통화의 약세를 유도하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공개시장조작정책을 실행하면서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이 동시에 작동하는 모습이다.

일본 중앙은행의 경우 주식 ETF(Exchange Traded Fund)를 매입하고 있다. 펀드를 사들이는 셈인데 이 펀드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약 900억 달러(약 100조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중앙은행은 스위스 은행과는 달리 자국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ETF 형태로 사들이기 때문에 특정 종목에 편중됨이 없이 전 종목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물론 액수가 커지면서 일본중앙은행은 2017년 말까지 니케이 225 지수에 포함된 종목 중 약 55개 종목에 있어서 1대 주주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중앙은행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는 않지만 일본은행은 주식시장 부양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동시에 주식시장 부양책까지 시행하고 있다. 최근 유로중앙은행도 공개시장조작 대상 자산에 주식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물량에 한계가 오니까 주식까지 포함시키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으려는 방안까지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에서는 일부 주식의 유통물량이 감소하는 데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TF를 통해 주식을 간접적으로 사들인 중앙은행이 이를 당장 팔지 않고 보유하게 되면서 일부 종목에서 유통물량이 줄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예기치 않았던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는 금융기관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 예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을 하는 금융기관들은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을 수익으로삼게 된다. 또한 남는 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함으로써 이자수입을 추가로 올리게 된다. 문제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대출과 예금금리 모두 제로 근처로 떨어지다보니 은행의 수익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서 중앙은행에 예치한 시중은행 자금에 대해 보관료를 징수하게 됨으로 인해 은행들이 이를 포기하고 대출을 늘리는 등 새로운 대응을 하게 되었다. 문제는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부실 대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예대마진 감소에 부실대출 증가가 겹친 은행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 은행들의 경우 이러한 불리한 상황 하에서 글로벌 위기 이전의 영업 관행을 답습하면서 스스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면도 작용한 바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도이치 은행의 예를 들어보자.

도이치 은행은 과거 뱅커스 트러스트 은행(이하 BTC)을 인수한 바 있다. BTC는 금융 인재의 산실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인재들이 일한 은행이었는데 이 은행은 특히 금융산업 내에서 가장 복잡하면서도 수익을 많이 내는 파생상품의 디자인과 판매 그리고 위험관리 분야에서 출중한 실력을 보유한 은행이었다. 한때 이 분야에서 선도주자였던 BTC는 결국 이러한 분야를 계속 발전시키다가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 고객과 파생상품 거래를 하면서 무리한 상품을 설계하여 판매한 것이다. 생활용품 회사로 유명한 프록터 앤 갬블(이하 P&G)과의 스왑은 그중에서도 커다란 실패작이었다. 

소위 5/30 스왑이라 명명된 이 스왑은 금리가 상승하면 BTC가 엄청난 이익을 내고 금리가 하락하면 P&G가 일정 부분 제한된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가진 파생금융상품이었다. P&G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상당한 손실을 내는 위험한 구조 즉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손실을 보는 채권에 대한 콜옵션이 포함된 상품이었다. BTC와 P&G가 이 계약을 체결한 이후 금리의 엄청난 상승조치가 중앙은행에 의해 단행되었고 P&G는 상당한 손실을 기록하면서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합의를 통해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BTC의 명성에 금이 가면서 결국 이 은행은 도이치 은행에 인수되었다.

그러나 BTC를 인수한 도이치 은행은 이러한 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을 보이면서 금융위기 이전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당시 무리한 모기지 관련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를 하였고 결국 이 부분이 문제가 되어 140억 달러 수준의 벌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도이치 은행이 보유한 파생상품 규모는 작년 말 기준 42조 유로(5경 2140억 원) 수준으로 독일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3조 유로(3724조 원)의 14배에 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의 은행들은 고객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지속하면서 사정이 안 좋아진 기업에게 계속 자금지원을 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대출이 빠르게 부실화하고 있다.

통화량은 늘고 금리는 마이너스가 되면서 마진이 줄고 부실대출은 증가하면서 이탈리아에서 1위를 자랑하는 유니크레딧 은행 주가는 연 초 대비 5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또한 유럽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가 일반 소비자에게는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 금리가 마이너스이다 보니 경제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인식이 일반화되면서 저금리가 당연히 소비와 투자를 늘리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일반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등 예상 밖의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거의 제로가 되어버린 예금금리에 실망을 하면서 금 사재기를 시도하는 등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집값의 상승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으로서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덴마크 시장은 주택시장 버블이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택가격은 20% 가까이 하락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이후 양적완화가 실행되면서 돈이 풀리다 보니 지금은 갈 데 없는 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주택가격은 금융위기 직전 전고점 대비 10% 정도 상승한 상황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이러다보니 덴마크의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300%로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각각의 가계를 보면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상황이므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보이지만 만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 자산이 줄어들면서 마이너스 자산이 가시화되고 이 경우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화가 상당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게 된다는 면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 있는 것이다.

3. 금융위기 가능성 대비

이상에서 글로벌 위기 이후 통화정책의 변화와 그로인한 문제점들에 대해 케이스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이 핵심으로 작동하면서 중앙은행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의 범위와 수단 등이 다양화, 복잡화되고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가히통화정책의 뉴노멀 시대가 도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적응과 아울러 우리 경제 내에서 이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경우 어떤 식으로 도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적 접근도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 경제 내에서는 양적완화나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할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지만 언제 어느 때 이러한 상황이 일반화될지 알 수는 없다. 최악의 경기부진 상황이 나타나면 이러한 정책이 얼마든지 일반화 될 수도 있다. 안심할 때는 아닌 것이다. 또한 해외금융기관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금융기관발 위기의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시장으로 이러한 위험이 전가되지 않도록 각별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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