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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통일은 한반도 평화 위한 유일한 길…난관 많지만 극복해야”
(사)시대정신·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주최 ‘한반도통일국제심포지엄’ 열려

[편집부]
사단법인 시대정신(대표 이재교)과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가 공동주최하고, 사단법인 통일전략연구소(소장 김윤태)가 주관한 ‘2016 한반도통일국제심포지엄’이 10월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자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독일과 예멘 등 해외 통일 사례를 검토하고 정부와 민간 차원의 과제와 국제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교수, 이지수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등 국내 전문가를 비롯해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 제니 타운(Jenny Town)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부소장, 이브라힘 프라이햇(Ibrahim Fraihat) 브루킹스연구소 수석펠로우 등 해외 전문가가 발표자로 참석했다.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 과정에서 부딪히게 될 난관들을 제시하면서도 통일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유일한 길임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지난 몇 년간 북한의 고위층, 중상층 간부들의 탈북이 증가했다고 하지만 이것을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직간접적으로 접한 내용을 종합하면 사실 북한의 붕괴나 혼란이 임박했다는 조짐은 거의 없기 때문에 북한 정세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없이 막연히 피상적인 짐작만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통일을 둘러싸고 굉장히 많은 난관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난관은 동북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라며 “사실 부인하고 싶지만 부인하기 어려운 것은 미·중·일·러 그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협조 없이는 통일을 달성하기 극히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과 미국과의 이해관계, 군사적인 대립이 점증된다면 통일로 가는 길은 갈수록 험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번째 난관으로는 세대변화를 들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통일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더 나아가 통일을 기피하는 성향까지 늘어나고 있다”며 “북한 역시 젊은 세대일수록 통일을 화두로 삼거나 열정을 가진 사람이 없다. 이 세대들이 사회의 중추가 되는 20년 후가 되면 과연 남북한을 주도하는 세력들이 통일에 적극성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난관으로는 남북한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경제적 격차는 말할 것도 없고 법률, 인권 등 최소한의 근대적 의식에 대한 격차가 너무 크다”며 “동서독의 경우도 경제 격차가 컸지만 동서독 주민 모두 일정 기간 근대적 정치를 경험했다. 그러나 북한 같은 경우는 단 한 번도 근대적 정치 시스템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큰 이질성을 가진 체제가 하나로 통일 하는 것은 인류가 거의 경험해 본적이 없는 일로써 인류사 전체로 봐도 거대한 도전”이라며 “우리가 이 도전과 실험에서 성공할 지 성공하지 못 할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인류 전체에서도 발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고 침체기로 가는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통일을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통일 이외에는 평화를 완전히 담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일시적 해빙기에 들어설 수 있고 경색되는 변화도 있겠지만 통일이 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평화정착의 방법은 없다. 다른 어떤 것을 제쳐 놓고라도 평화를 위해서는 통일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포기’에서 ‘김정은 없는 북한’으로 전략 수정해야

‘분단국의 통일경험이 주는 교훈’에 대해 발표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통일 과정도 주변 강대국들의 동의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도 “한국의 통일외교는 서독의 통일외교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통시 당시 동독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지배하고 있던 당시 소련은 국력이 쇠퇴하여 멸망 일보직전이었던 데 반해 한국은 미중 패권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부상하는 강대국인 중국을 상대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변 강대국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일외교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특히 한국의 통일외교 로드맵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이라며 “2013년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선언문은 통일된 한국이 핵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실전 배치가 임박해지면서 한국 내부에서도 독자적인 핵개발과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주변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공조를 통한 통일문제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지수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핵 포기를 목표로 북한을 설득 내지 강압하려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김정은 없는 북한’을 목표로 주변 국가들을 상대로 설득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 개선 방안이나, 민주화로의 유도 방안, 북핵 저지 전략 등은 북한체제의 본질적인 문제를 우회해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힘들다”며 “한국정부는 직접 섣부른 통일정책을 추구하기에 앞서 먼저 ‘김정은 없는 북한’을 이슈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의 핵심은 북한 체제의 성격을 일반 사회주의 국가 수준으로 우선 회복시키는데 집중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없는 북한의 시장경제로의 개혁과 국제시장으로의 개방은 북한의 핵 포기를 촉진할 것이며, 인권 상황이나 민주화 지표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전략적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주변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부가 제시하는 통일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주변국가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국제공조를 통해 통일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협력방안의 첫 단추”라며 “본질적 처방을 외면한 대응은 자칫 상황을 불확정적 혼란으로 몰고 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장 확실하고 저비용의 ‘김정은 없는 북한’ 전략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멘의 통일 사례에 대해 발표한 이브라힘 프라이햇(Ibrahim Fraihat) 브루킹스연구소 수석펠로우는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가진 민족이 통일을 하겠다는 염원을 가졌다는 점에서 남북한과 예멘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멘의 경우 통일 과정을 서두르다가 결국 내전을 거쳐 통일이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남북한은 이 같은 실패를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멘은 같은 언어나, 종교, 민족을 가졌기 때문에 동일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감정적으로 생각했지만 사실 이것은 큰 착각에 불과했다”며 “한 쪽은 식민지를 경험한 사회주의 체제 사회였고, 다른 한 쪽은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부족사회였다. 두 개의 다른 체제에서 오랫동안 살았사람들이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하기까지는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쪽에서 압력이나 위기가 생기면 통일을 앞당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통일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있다면 통일에 대한 정당성까지 가질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예멘의 통일 과정에서 알 수 있듯 두 개의 서로 다른 체제가 빠른 시간 내에 결합할 수 없다.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서히 통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니 타운(Jenny Town)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부소장 역시 “예멘의 경우 양측에서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통일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남북은 통일에 대한 열망도 낮고 통일에 대한 개념도 상이한 단계이기 때문에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물론 통일준비계획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한국의 모델을 성급하게 추진해서 2500만 명을 흡수하는 것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한 통합은 정치·경제 체제 면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반대 의견을 펼쳤다. 그는 “구소련 붕괴 이후 민주주의 체제로 잘 이행된 국가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또 다른 권위주의 체제가 들어선 국가들이 있는데 대부분 과거 공산당 출신 간부들이 정치의 중심부에 진출한 경우”이라며 “북한 체제 역시 조선노동당 핵심 당 고위층과 그 가족들이 모든 정치, 경제적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득권층을 청산하지 않으면 민주주의 체제로의 이행이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권마다 통일 정책 바뀌면 주변국에서도 협력 어려워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교수는 “통일의 창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 창이 계속 열려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시기 결단을 내리지 않고 놓치면 어쩌면 더한 인권유린 체제가 등장하거나 혹은 아무리 희망적이더라도 권위적인 체제가 더 오래갈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적으로 선통일 후통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경제 재건이라고 본다. 한국은 아직 개발 시기 굉장히 척박한 여건에서 한국 경제를 성장시킨 분들이 살아있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브라힘 교수는 이와 관련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도입해야 하겠지만 북한 사람들에게 이를 강제한다면 결국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예멘의 경우 남쪽 사람들이 북쪽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교육을 받았지만 자본주의 체제를 던져주고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하면서 결국은 통일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문제와 실패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좋은 체제라고 할지라도 서둘러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선노동당의 해체와 관련해서도 한국과 미국 전문가들은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브라힘 교수는 “이라크의 경우 미국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면서 바트당을 해체했는데 이후 미국에 반대하는 엄청난 적대세력을 만들어냈고, 똑같은 실수가 리비아에서 발생했다”며 “이렇게 정치적으로 한 쪽을 고립시켜서 적을 만들면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뉴욕 타임즈에 쓴 적이 있는데 조선노동당을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다룬다면 우리도 그들과 똑같은 실패를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섭 연구위원은 조선노동당을 해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의 경제, 정치 발전은 초기에 어떤 제도가 세팅되느냐에 따라서 좌우될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초기에 세팅하지 않으면 북한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체제 통합 과정에는 어차피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빠른 속도로 이식하고 북한 주민들이 빠른 속도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독일과 예멘 등 다른 사례로부터 경험을 얻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많이 다른 것 같다”며 “독일은 이미 70년대부터 헬싱키 협정을 시작하면서 유럽통합 과정에서 통일의 기회를 얻었고 인적교류도 시작됐다. 90년대 통일이 됐던 것도 유일한 반대세력인 소련이 붕괴했기 때이다. 그러나 한국은 통일에 가장 핵심적 세력인 중국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고 군사적 긴장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은 전쟁을 경험했고 가장 치열한 형태의 경쟁과 대립관계에 놓여있는 점에서 독일과 비교해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사회통합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문제가 조선노동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인데 독일은 전 나치당원들을 수용한경험이나 동독 사람들을 받아들인 경험이 있는데 우리는 한 번도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반도의 미래는 남북 간이 결정해야 한지만 냉철하게 따지면 미중의 협력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며 “과연 한국에서 이런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나. 북한이 무너지면 바로 통일이 이뤄질 수 있을까 등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핵심 당사자인 한국 국내를 보면 컨센서스가 거의 없다. 유일하게 ‘한국 주도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정도만 이야기가 되어 있고 그 이상의 합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또는 같은 정부 내에서도 정책이 왔다 갔다 한다면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이 어떻게 공조를 할 수 있겠는가. 한국 내부에서부터 진정한 의미의 컨센서스를 이루는 것이 통일을 위한 우선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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