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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2017년 경제전망과 대응방향


[윤창현 |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1. 내우외환


2017년 한 해 우리 경제는 매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우외환이라는 말이 역설적으로 너무도 잘 적용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내부적인 갈등요인과 취약성이 다양하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우리를 둘러싼 외부적 환경도 엄청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가적 리더십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많은 경제주체들이 주요한 의사결정을 최대한 미루거나 중단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결정을 미루거나 중단하는 분위기는 국가경제에 엄청난 장애요인이다. 투자결정 등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이를 억제하고 막는 분위기가 나타나는 것은 상당한 걸림돌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고에서는 2017년 우리 경제의 상황에 대해 진단해 보고 경제의 향방에 대한 전망과 함께 대응전략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보고자 한다.


2. 우리 경제를 둘러싼 외부환경의 악화


반(反)세계화적 흐름타고 보호주의와 상호주의의 등장


1980년대 등장한 공급중시 경제학은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오일쇼크 등을 통해 케인즈 경제학이 가진 한계가 드러나면서 대안을 찾고 있던 상황에서 좋은 어젠다가 제시된 것이었다. 공급과잉이 심해지고 수요부족이 뒤따르는 경우 경제가 불황국면으로 접어드는데 이때 정부가 중심이 되어 수요를 부양하여 경기를 살리는 것이 케인즈 경제학의 중심이었다. 그런데 공급중시 경제학은 수요보다는 공급측면에 주목을 하였다. 감세 등의 수단을 통해 기업의 투자의지를 자극하여 경제의 잠재성장력을 제고시키겠다는 주장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이를 주장한 레이건 후보는 현직 대통령 카터의 연임을 저지하면서 레이건 시대를 열었다. 영국에서는 여성 수상인 대처 수상이 큰 주목을 받았다. 노조의 장기파업을 저지하고 백기항복을 받아내면서 대처 수상의 기업친화적 성장제고전략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레이건과 영국의 대처가 주장하고 실행한 이러한 어젠다는 ‘워싱톤 컨센서스’라고 명명이 되었는데 비판론자들은 이를 신자유주의라고 불렀다. 감세, 작은 정부, 규제완화, 자유무역, 자유자본이동, 세계화 등이 강조되면서 세계경제는 다시 한 번 새로운 흐름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이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비판도 있지만 금융위기는 많은 다른 이유들이 겹쳐지면서 등장한 현상이라는 점에서 시간의 순서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인과관계의 오류(post hoc fallacy)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그로부터 30년 이상 지난 지금 미국에는 트럼프 당선자 그리고 영국에는 메이 수상이 등장하였다. 미국에는 남성, 영국에는 여성 지도자라는 면에서 레이건과 대처를 연상케 하는 콤비이기는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들의 등장은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라는 반세계화적 흐름과 연결되어 있다. 글로벌 위기 이후 경제가 불안해지고 심각한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들 국가의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잘 나가는 이들 국가에 들어와 일자리를 챙기는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일자리를 차지하고 복지지출과 사회보장까지 챙겨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긴 반감이었다.


이러다보니 힘든 경제주체들에게 베풀어야할 관용과 포용의 모습, 즉 ‘정치적인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은 사라지고 ‘너희들 챙기느라 우리가 힘들다’는 식이 되어버렸다. 브렉시트의 투표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연령과 EU 탈퇴 찬성률이 정확하게 비례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자유, 평화, 세계화 등의 가치 있는 어젠다들이 서서히 퇴조하고 실리주의와 상호주의에 고립주의가 겹치는 국면이 오고 있다. 사실 영국에서 발달한 유로달러시장은 금융세계화의 상징에 가까운 존재이다. 런던의 시티지역에 있는 금융기관들에서는 전 세계 주요 국가 자금이 모두 조달가능하다. 파운드는 물론 달러, 엔, 유로에다가 위안화표시 자금까지도 취급한다. 영국은 세계화의 상징인 이 시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런던 전체 일자리의 30% 가량이 이 시장에서 창출되고 있을 정도로 고용도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영국은 유로달러시장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결정을 내렸다. 가히 충격적이다.메이 수상은 이제 EU와 영국의 질서 있는 이혼 과정을 주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경우도 TPP나 FTA라는 자유무역적 흐름을 부정하고 있고 무언가 너희들이 얻은 것이 있으면 그만큼 우리에게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식의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에 FTA 재협상까지 어느 수준의 계산서가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앞날은 상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위험요인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상당한 가운데 중국 기업부문의 부채는 GDP의 160% 수준인 18조 달러 수준에 달하고 있다. 중국의 지방 정부들은 거대 공기업이 부실화되는 상황에서도 이들이 잘못되는 경우 고용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하며 계속해서 자금을 공급하고 있고 이로 인해 기업부문의 빚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일본의 경우 재정적자가 심각한데 중앙정부의 세입은 연간 약 50조 엔인 반면 세출규모는 거의 100조 엔에 달하고 있어서 매년 약 50조 엔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 국채가 계속 발행되면서 국채규모가 GDP의 230%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OECD 국가 중 1위에 해당한다. 당분간 이러한 흐름을 되돌릴만한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재정위기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기업부채와 일본의 정부부채 문제 중 어느 하나라도 가시화되는 경우 이는 우리에게는 재앙에 해당하는 위기 국면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런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져오는 저유가의 함정


미국은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지면서 에너지 수입을 대폭 줄이고 있다. 셰일 가스와 오일이 대량 생산되면서 사우디에서 수입되는 원유가 하루 18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면서 당장 물동량이 줄어들고 해운업에 불황이 오고 있다. 산유국들은 줄어드는 석유판매수입대금으로 인해 재정이 어려워지고 다른 국가에서의 제품수입을 줄이고 있어서 우리나라 같이 수출을 통해 이익을 내는 국가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다. 더구나 해운 물동량의 감소로 인해 배에 대한 수요가 줄고 신규선박 주문이 줄어들면서 우리 경제에 효자노릇을 했던 조선산업이 구조조정대상이 되어버리는 비운에 가까운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 에너지 자립의 흐름이 저유가와 물동량 감소라는 새로운 상황을 통해 우리에게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3. 우울한 국내경제 전망


내년도 세계경제 전망이 그리 나쁜 편만은 아니다. 우선적으로 세계경제에 대한 IMF의 전망을 보면 2017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4%(2016년 3.1%)이다. 선진국 성장률은 1.8%(2016년 1.6%), 신흥국 성장률은 4.6%(2016년 4.2%)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동안 IMF의 전망치는 체계적으로 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몇 년 동안 IMF 전망치는 항상 좋은 숫자로 발표되었고 실제 실적은 전망치를 항상 밑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감안하면 2017년 세계경제는 대략 2016년 수준에서 크게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 유가는 50달러 정도로 예측이 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이러한 전망치를 이용하여 국내 경제에 대한 전망치를 추산한 결과 2017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5%로 나타났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서 보면 경기 추이가 좀 더 잘 보인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2016년 상반기 3.0%, 하반기2.3%, 그리고 2017년 상반기 2.3%, 하반기 2.7%로 전망된다. 2016년 하반기와 2017년 상반기에 경기가 가장 부진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건설투자는 가장 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상반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10.3%였다. 사실상 성장을 주도한 것이다. 그런데 2016년 하반기에는 이 숫자가 4.4%로 줄어들고 2017년 상반기에는 1.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대로라면 극적인 감소세가 연출되는 것이다.


2017년 하반기에도 건설투자 중가율은 2.7% 증가에 그쳐 연간으로는 2.0%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한 해를 보면 연간 증가율 7.1%를 기록하여 성장의 견인차가 된 건설투자가 이제 2017년에는 경제성장률을 밑돌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간소비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몇 년째 계속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더구나 2016년 상반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2.7%였는데 하반기에는 1.6%로 줄어들고 2017년 상반기에는 1.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소비의 부진에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민간설비투자이다. 그런데 설비투자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2016년 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4.2%였다.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버린 것이다. 2017년에는 설비투자가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숫자는 미미하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플러스가 된다는 점에 힘입어 성장률은 2% 중반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우리 경제동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2017년의 대외부문 곧 수출 수입 전망도 매우 안 좋은 상황이다. 수출증가율은 –0.4%, 수입증가율은 –2.4%로 예상된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어 경상수지는 900억 달러 흑자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가 생산하는 수출품에 대한 해외수요가 줄면 우리 경제 내의 설비가동률은 그만큼 줄어든다. 수출의 감소가 가진 부작용 등 매우 우려스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4.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대안은 그리 많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거시정책과 산업정책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하되 내수를 대폭 감소시키고 있는 김영란법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며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경제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거시정책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되 우선적으로 경제부문 리더십 확립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안정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상반기 경제가 매우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재정의 상반기 조기집행은 매우 중요하다. 재정의 상반기 집행비율을 최대한 늘리되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내수 부양책들이 나와야 한다. 또한 통화정책의 경우 트럼프 노믹스로 인해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우리 경제 내에서 금리가 덩달아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경기를 감안하면 금리인상은 어렵다고 보이므로 금리 동결 혹은 약간의 추가하락을 통해 최대한 경기부양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김영란법 개정과 수정


우리 내수의 핵심은 자영업이 많이 자리 잡고 있는 도·소매/음·식료/숙박/운수업이다. 그런데 최근 음식점 영업도 부진하고 택시도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 내수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소위 김영란 법의 영향에다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가 거버넌스 위기가 주는 압박감마저 작용하면서 내수가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2016년 11월의 경우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서 7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는데 흥미로운 것은 2016년 10월에는 이 수치가 기준점인 100보다 높은 101.9였다는 점이다. 김영란법 시행이 9월 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여 만에 이 수치가 무려 6.1포인트 급락하면서 100이하로 하락해버렸다는 점은 이 법의 부정적 영향력을 짐작하게 한다.


최근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내수를 구성하는 요소들 모두가 힘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의 85.3%가 내수이고 14.7%가 수출이다. 내수가 어려워지면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는다. 결국 자영업과 중소기업 등 사회적 약자에 가까운 경제주체들이 내수 감소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이제 이 법 시행 이후의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적절한 개정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내수급락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이 법을 정부와 국회는 신중하고도 면밀한 과학적 분석도 거의 없이 너무도 성급하게 추진하고 통과시켰다. 명분은 좋았지만 실리적 관점에서 부담이 너무 크다. 특히 경제적 약자들이 이 법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신중하고도 전면적인 수정과 함께 법의 모호성도 대폭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정책과 신산업정책


해운·조선·철강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보다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이들 산업이 다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미래 먹거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줄일 분야는 효과적으로 줄이되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는 계속되어야 한다. 미래 먹거리의 확보 노력은 상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 부분이 실패하면 경제 동력은 자꾸만 줄어든다.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 하지만 손에 잡히는 확실한 대응이 부족하다.


보다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이를 추진함에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민관합동적인 관점, 즉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전략의 본격적 도입이 필요하다. 새로운 대상에 대한 투자는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여 정부가 다양한 형태로 민간의 위험을 줄여주면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민관협력모형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흐름의 창출: 뉴 글로벌 전략의 가동


세계주의의 퇴조가 완연해지는 상황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통해 상당 부분 발전을 이룬 우리나라가 이제 어떤 성장모형과 어떤 전략으로 우리의 국익을 지키면서 우리 미래 세대에게 보다 훌륭한 나라를 물려줄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독립변수가 변하면 종속변수가 변해야 하듯 우리 스스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수준까지는 안 되더라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상호주의와 실리주의의 흐름 속에 강대국의 비용부담과 희생이라는 과거의 가치가 매몰되어 가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도 철저한 실리주의와 상호주의에 현명하게 대응하면서 우리 스스로의 국익을 챙겨야 한다. 반세계화의 시대에 맞는 대한민국 스스로의 뉴 글로벌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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