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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2017년 대선을 전망한다
2017년 대선을 전망한다

[홍진표 | 본지 편집인]

2017년 대선을 전망한다

 

1. 유례없는 조기대선

지난해 10,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대통령의 개입이 밝혀지면서 조기대선의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결국 2016129일 국회에 서 대통령 탄핵소추가 의결되면서 사상 초유의 조기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다. 지난 216일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대리 인단이 원하는대로 심리를 마냥 이어갈 수는 없다며 오는 224일 최종 변론을 열고 변론 절차를 끝내겠다고 못 박았다. 심리 종결 후 재판관 평의를 거쳐 선고를 하는 데 통상 2주가량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인 313일 이전에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여 박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리면 대선은 헌법의 규정에 따라 선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 이른바 5월 벚꽃대선이다. 탄핵이 기각이 되면 정상적으로는 12월에 대선이 벌어진다. 다만 탄핵이 기각되어도 대통령이 다수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려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심지어 여당인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내에서조차 탄핵 기각시 하야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헌재의 탄핵심리가 시작된 이후 탄핵사유를 전면 부인하는 대통령의 태도를 볼 때 하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여하튼 헌재의 탄핵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적어도 올해 안에 대선이 치러질 것은 확실하다. 탄핵의 결과가 대선의 판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미 탄핵국면에 의해 형성된 정권교체 대세론 자체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탄핵 기각이 되더라도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회복되는 등의 민심의 역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탄핵의 결과가 나온 후에 보다 정확하고 실증적 분석을 시도하는 것이 적절하겠지만, 격월간이라는 잡지 발간주기의 한계로 인해 이번 호에 대선 전망을 다루려고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조기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정치권의 활동과 민심동향 등을 살피려고 한다.

 

2. 정권교체 대세론

반기문 변수의 제거

이미 오래전부터 19대 대선은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우세했다. 우파 정권 10년의 피로감 누적과 경쟁력 있는 여권후보가 부재하다는 이유가 주로 지목되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시대역행적 인식에 대한 반감이 높아져 새누리당이 이른바 야권분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20대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정권교체론은 더욱 강화되었다. 다만 이때까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계속 지키고 있어서, 새누리당에게는 희망의 카드가 남아있다는 분위기였다.

 

급기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탄핵국면에 접어들자 정권교체가 순리라는 민심이 강하게 형성되었다. 중도층과 우파 일부까지도 최순실 게이트에 직면하자 정권 연장은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에 이른 것이고 이는 상식적이다. 이런 민심의 흐름은 문재인의 지지율 1위 기록과 반기문의 지지율 하락으로 즉각 반영되었다.

 

정권교체 순리론의 대두 속에서도 적어도 연초에는 문재인과의 1:1 구도를 만들어 내자는 전략 속에 반기문 대망론이 이어졌다. 그러나 알다시피 21일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사실상 정치활동을 포기(이 날 일부 정치인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태도를 비판하였다)하고 말았다. 이번 대선의 큰 변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반기문의 조기퇴장은 그 자체가 변수의 제거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변수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선구도가 크게 요동치고 말았다.

 

황교안의 선택은?

반기문 퇴장 효과는 우선 황교안 대안론을 부상시켰다. 반기문 낙마(결정적 하자가 노출되어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좌절이라고 보아서 낙마라고 표현함)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급부상으로 집약되는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구도에도 큰 변화를 주었는데, 이는 이 글의 후반부에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반기문 낙마 이후 보수계열 후보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왔다. 최고 약 15%에서 한국갤럽의 217일 발표결과(이 글 마감 전 기준으로 가장 최신의 여론조사)의 최저 9%에 이르고 있다. 반기문 지지표 중 전통적인 보수층은 반기문 대신 황교안으로 결집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의 친박성향은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탄핵사태에도 불구하고 친박을 고수하는 세력이 반기문에서 대거 황교안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런 친박 유권자의 결집은 이른바 태극기 집회로 불리는 탄핵반대 정치활동의 세가 불어나고 있던 분위기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탄핵이 인용되어 조기대선이 현실화되었을 때 과연 황 권한대행이 출마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이번 호가 발간된 이후 대체로 2~3주 이내에 결론이 날 것이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측은 당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모양까지 나쁜 선택을 굳이 할 리가 없다는 진단이다.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이 없는 상황의 권한대행이 되어 그 무게가 달라지고, 이후 60일 동안의 대통령 선거를 관리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주어져 사퇴에 대한 반대여론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때 출마의 강행은 탄핵인용에 대한 반발 여론을 등에 업고 간다는 것인데, 이는 국민의당은 말할 것도 없고 바른정당과의 대선연대도 어렵게 만들어 사실상 집권을 포기하는 행보라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기대하는 측은 주로 친박의 정치세력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탄핵인용시 탄핵기각을 희망하고 인용을 반대하던(근래 탄핵반대 집회는 탄핵기각을 믿어 의심치 않는 분위기가 압도하고 있다) 친박세력의 좌절감이 클 것이고 이를 대선 때 정치적 에너지로 결집시키지 못하면 그 세가 축소되고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탄핵반대의 대오를 조기대선 국면에서도 유지시키려면 이를 대변할 대선 후보가 필요한데 황 권한대행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에는 조기대선이 되면 탄핵반대세력의 지지를 받아 대선후보가 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이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그 인지도나 지지세가 황 권한대행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라 친박세력은 그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다.

 

황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NCND(시인도 부인도 않는)로 일관하고 있는데,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상식적으로는 비정치인의 출마결심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당선과 무관하게 친박의 결집을 위한 역할을 정치적 소명이라고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 결심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여하튼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심하여 자유한국당의 후보가 된다면, 탄핵인용이 억울하고 부당하다는 친박의 정서를 강하게 대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진태 의원 같은 강성친박이 대선후보가 되는 경우 외에는 자유한국당은 헌재의 탄핵인용을 전면 불복하는 친박여론에 일정한 거리를 둘 것이다. 반면 황 권한대행의 출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선연대도 어렵게 할 것이고, 결국 정권교체 대세 또는 순리론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나아가 자유한국당이 다시 친박이 주도하는 정당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탄핵반대운동의 대세론 강화효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이후에도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과 소속 후보들의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위의 갤럽여론조사에서 44%의 지지율(60대 이상, TK에서도 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민주당 후보 3인은 무려 합계 60%를 점유하는 기록을 세웠다. 탄핵국면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되어 12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새누리당이 분당되는 시점이 정점이었다. 따라서 해를 넘겨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는 이유가 쉽게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반기문의 낙마가 민주당 대세론을 더 강화시켰을 것이다. 두 번째로 탄핵 의결 이후 박 대통령과 친박세력이 음모론을 내걸고 위법을 전면 부인하는 대응이 미친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대통령과 친박세력의 공세적 대응은 한편에서는 친박의 결집을 가져와 탄핵기각에 찬성하는 여론이 15%에서 3~4% 상승한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반발도 비례적으로 늘어나 기존의 비판여론을 더 강화시켜 민주당 중심으로 결집시킨 것 같다. 그만큼 중간지대가 줄어들고 양쪽으로 수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친박세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특검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대국민사과, 사퇴 시사 등의 사죄와 읍소모드에서 공세로 전환한다. 대통령은 탄핵 당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음모에 의해 극히 억울한 처지가 되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펴고 있다. 우선 대통령은 11일 대통령 출입기자단 신년 인사회에서 탄핵소추사유를 전면 부인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이어 대통령은 126일에는 최순실 게이트를 주제로 정규재 TV에 출연하여 기획설을 들고 나온다. 대통령은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을 말하면서 기획자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말씀드리지 않겠다면서도 개혁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들도 분명히 있을거고 또 체제에 반대하는 그런 세력들도 합류했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기획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는 그전부터 주로 재야 친박세력이 떠들던 음모론을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확인해준 것이다. 심지어 박 대통령은 두 가지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면서 탄핵 촛불집회는 광우병 시위처럼 언론의 거짓선동에 의해 발생했다는 친박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였다. 대통령이 본인의 부주의도 인정하면서 탄핵은 과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거짓과 음모로 몰고 간다는 것은 국민 일반을 설득하거나 헌재탄핵재판에 합리적 대응을 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오히려 탄핵논의와 함께 시작된 탄핵반대집회 참여자 등 기존 지지세력을 향해 이들의 믿음을 강화시키는 메시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헌재에서도 대통령 대리인단은 국회가 제기한 탄핵사유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심리 지연에 매달리는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헌재 재판관들이 사건의 핵심에 해당되는 질문을 해도 제대로 답변할 준비조차 안 된 모습을 보여왔다. 예컨대 강일원 재판관이 ‘2014121일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윤회문건 유출을 국기문란으로 규정한 이후에도 (최순실에게) 기밀이 유출되었는데 왜 민정수석실에서 체크가 안되었나?’, ‘대통령은 미르재단 등이 공약이행과 정당한 국정과제 수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사건이 노출되자) 왜 안종범 수석은 증거인멸과 위증 지시를 했는가등을 질문했지만 대통령 측 대리인 중 누구도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하고 말았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 125일 퇴임을 앞둔 박한철 소장이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이전인 ‘313일 전에 결론나야 한다고 발언하자 노골적으로 반발하면서 심지어 불리한 증인들까지 무더기로 신청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대통령 측의 일단 시간을 끌고 보자는 태도 자체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기각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정미 재판관마저 퇴임하면 의결정족수인 7인만 남게되어 추가로 한명만 궐위되어도 판결이 불가능해지고, 인용을 위한 6명의 확보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에 기대보는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중 탄핵반대 측을 제외한 다수는 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더 키우지 않을 리가 없다.

 

헌재 판결을 지연시키기 위해 이른바 원로법조인들마저 신문광고를 통해 영향력 행사를 시도하였다. 210일 원로법조인 타이틀로 일간지에 광고가 나왔는데,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이 위헌이며 헌재는 정원인 재판관 9인이 확보될 때까지 재판을 중지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탄핵제도는 형사소송이 아니고 공무원의 징계이며, 특히 대통령의 탄핵은 대통령의 헌법 또는 법률위반이 전제되지만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점을 무시하는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소추하여 직무정지를 시키지 않고 국정마비의 장기화를 방치했다면 과연 어떤 더 큰 혼란이 발생했을까? 이들은 무책임하게도 국회가 심지어 특검의 수사까지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졸속 탄핵이라고 주장한다.

 

헌재가 인용이든 기각이든 졸속은 피하되 가능한 조속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이유도 결국은 갈등의 증폭을 막고 빠른 국정의 정상화를 위함이다. 그런데 이들은 헌재가 9인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에 최소한 7인이면 헌재가 판결을 할 수 있다고 보장하고 있는데 법조인이라는 사람들이 위법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탄핵결론을 놓고 군중집회의 세 대결이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원로법조인이라는 사람들이 국가의 이익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박 대통령과 그 지지집단의 사익만을 위해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니 탄핵찬성 쪽 또한 결집되는 것이다.

 

결선투표제 도입 가능성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강력히 제기하고 있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실상 반대입장이다.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확장성이 있는 2등 후보가 1등 후보보다 때로는 유리한 제도이다. 이는 가능한 50%를 넘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뽑자는 취지라서 국민통합에 유리하다. 나아가 인위적인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1, 2위 후보의 일 대 일 구도로 수렴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결선투표제는 위헌 시비가 벌어져왔다. 기존 헌법에 명시적으로 결선투표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다만 헌법 제 67조의 항과 항에 대선의 최고득표자 2인 이상 발생시의 규정과 후보자 1인 등록시의 규정이 정해져 있는 것을 볼 때 결선투표제는 법률사항이 아니라 헌법사항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일리가 있지만, 우리는 워낙 개헌이 어렵게 되어있어서 정치권이 합의해서 공직선거법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입법자의 재량권을 크게 벗어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선거가 임박해있다는 상황이 문제가 될 수는 있다. 이 제도의 유불리가 각 당과 후보의 처지에 따라 비교적 명확해서 게임을 눈앞에 두고 룰을 바꾸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의 구도에서 1등을 달리고 있는 민주당의 후보들이 결선투표제 도입을 선호할 리가 없다. 반면 다른 주요당의 후보들은 이의 도입에 동의할 것이며, 군소후보들도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공직선거법은 이른바 선진화법을 떠나서도 성격상 여야 주요정당의 높은 수준의 합의가 없이는 개정할 수가 없다. 결국 제1당인 민주당의 동의가 없이는 결선투표제 도입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한편 조기대선이 되면 결선투표제는 물리적으로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차기 대통령선거와 관련, 궐위에 따른 선거(보궐선거)로 치러질 경우 결선투표제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앙선관위 김대년 사무총장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외국 입법례를 보면 14일 정도를 결선투표 기간으로 주고 있는데,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게 되면) 일반투표밖에 못 하지 않나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신중한 검토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본투표 외에도 재외투표·사전투표·선상 및 거소투표 등의 일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3. 민주당 경선 전망

문재인 대세론 VS 안희정 돌풍

지난해 4월 총선때를 생각하면 지지율 40%를 초과(21516일의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47.7%)하는 민주당의 최근 모습은 도저히 믿기가 어렵다. 이는 그동안 민주당이 특별히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한 결과가 아니고, 최대 경쟁자였던 현 정권에 대한 비판세력이 대폭 늘어나서 얻은 반사이익이다. 집권세력에 대한 민심의 이반이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고 대선을 앞두다 보니 그 반대의 대표정당인 민주당으로 일단 지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주요 기반이 되었던 호남지역도 정권교체라는 명분이 세워지고 긴장감이 조성되자 민주당 지지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될 사람 밀어주자는 것이다.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일단 민주당과 그 대표주자인 문재인을 중심으로 집결한 것은 이 방법이 가장 현실 가능한 정권교체의 방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은 선두에게 지지가 쏠리는 밴드웨건(bandwagon) 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 나아가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접전을 펼쳤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추락은 반사이익을 주게 된다.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의 가도를 무난하게 달릴 것 같던 민주당 경선에 반기문의 낙마 이후 변화가 시작되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한국갤럽의 214~16일 조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급등하여 20%를 돌파한 것이다. 지난 163%에 불과했던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 3일 처음으로 10%대를 뛰어넘었으며, 불과 2주 만에 22%를 기록(비슷한 시기의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안 지사는 20.4%의 상승세로 32.5%인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하였다)한 것이다.

 

안 지사의 지지율 급등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분화현상이 본격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대선은 극심한 좌우대립 구도였던 201218대 대선과는 양상이 다르다. 지난해 총선에서 역할이 부각되었던 중도층은 물론이고 보수층 일부까지도 정권교체를 지지하거나 적어도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반기문 지지층의 일부를 구성했던 중도와 보수층들(반기문 전 사무총장을 지지한 보수층 중 친박경향은 황교안 권한대행으로 주로 이동)이 안 지사 지지로 이동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여러 면에서 확인되는데 우선 안 지사는 장년과 노년층 지지가 높다. 2월 첫째주 50대 지지율 1(27%)를 기록했던 안 지사는 2월 둘째주에 50(29%)에서는 물론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도 1(25%)를 기록했다. 둘째로 안 지사는 자신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대전·세종·충청에서 34%의 지지율을 보여 문재인 전 대표(2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안 지사가 충청 대망론의 반기문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안 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에 비해 중도와 보수층의 지지를 널리 받고 있다는 사실은 바른정당 지지자 중에서 안 지사 지지자가 제일 많다(27%)는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 기반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반면 중도와 보수층에서 비호감 정서도 강한 편이다. 그만큼 문 전 대표가 확장성에서 약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권교체 지지층이 확장되자 그중 민주당 고정 지지층이 아닌 유권자들은 포용적으로 보이는 안 지사 지지를 택하고 있는 추세이다.

 

반기문의 퇴장은 그 지지층의 이동뿐 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그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더 높이는 심리적 효과도 가져왔다. 반기문이 정당선택도 미처 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를 접었기 때문에, 반기문 정권을 가정해서 그 성격을 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집권하지 않는다면 정권교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반기문이라는 카드가 없어지면서 주로 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정권교체가 저지 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는 심리적 안도감이 생긴 것 같다. 이런 안도감은 민주당 주자 중 누가 나와도 정권교체가 무난하다는 후보선택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에 득이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방식과 정책 경쟁

더불어민주당은 124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완전국민경선제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완전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당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당원과 국민에게 동일한 등가의 투표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은 별도 등록절차 없이 선거인단 자격이 주어지지만 일반 국민은 선거인단 등록을 해야 한다. 나아가 선거인단의 규모에도 전혀 제한을 두지 않고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원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경선의 열기가 높아지면 선거인단 참여가 200만명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2195일 만에 이미 40만명 돌파)도 나오고 있다.

 

선거인단 등록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전화와 인터넷이 다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은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쉽게 접근과 등록이 가능한 상태이다. 215일부터 시작된 1차 선거인단 모집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3일 전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헌재의 선고 결과에 따라 경선 일정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우선 조기대선에 대비하여 1차 접수를 시작한 것이다.

 

선거인단을 완전 개방하고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과 다름없는 상황이 됨에 따라 안 지사와 같은 후발주자가 추격이 가능한 구도이다. 모집단계에서 민주당 지지 여부를 따로 검증하지 않기 때문에, 안 지사와 같이 폭 넓은 지지층을 가진 사람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관련해서 민주당 내 친문계에서 이른바 역선택 논란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제 와서 경선룰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역선택이란 본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상대하기 쉬운 약한 후보를 택한다는 것인데, 지금 거의 무경쟁 국면이라서 역선택이 성립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완전국민경선의 취지가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국민 다수로부터 지지를 받는 후보를 뽑겠다는 것이니 역선택 논란은 부적절하다.

 

경선 투표의 방식도 오프라인 투표소와 ARS방식이 병행되기 때문에 조직동원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 같다. 선거인단의 투표참여도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과 비 지지층의 투표 참여도가 큰 차이를 보이면 아무래도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할 것이다. 민주당 비 지지층의 투표참여의 강력한 동기가 발생하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한편 과반 득표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가 재대결하는 결선투표제(국민의당이 제기하는 대선 결선투표 도입 주장을 희석시키는 효과에 주목한 듯 보인다)도 관심사항이다. 결선투표가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문재인 대세론을 기준으로 보면 의외성의 발생이기 때문이다.

 

경선 경쟁이 격렬해지면 불건전한 네거티브 공방도 벌어지겠지만, 준 본선이라는 관심이 집중될수록 후보들의 정책경쟁이 가열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집권에 가장 근접한 1등 후보라는 점 때문인지, 그동안 정책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었다. 1등을 공격하면 반사이익이 생긴다는 밑져야 본전 심리가 있어서 다른 후보들이 문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반대하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과연 문 전 대표가 집권하면 과연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민주당 경선 주자들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여 이슈가 되었던 몇 가지만 살피려고 한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재인 전 대표의 정책은 합리적 좌파와는 거리가 있는 민주당 주류 스탠스의 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예컨대 사드배치가 우리의 대미, 대중 관계의 중대이슈로 부각되어 있는 상태에서 문 전 대표는 한미동맹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어 우려를 사고 있다.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문 전 대표는 사드배치 철회 쪽에 가까워 보이고, 북핵문제 등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해 안이하게 보는 건 아닌지 의심을 사고 있다. 반면 안희정 지사는 사드문제를 비롯하여 안보문제에 대해 보수층이 선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날 좌파들이 선호했으나 이미 현실성을 잃은 공공분야 중심의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제기하여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 정부가 세금을 동원하여 공무원을 늘리는 방식의 일자리 창출은 당장에도 큰 부담이 되지만, 그리스 사태를 보면 두고두고 국가의 발목을 잡는 위험한 일이다. 민주당 경선뿐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는 AI시대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 정책이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듣는 문재인 전 대표와 대조되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여도 그 의석이 121석으로 과반에 못 미치는 40%에 머물러 여소야대를 피할 수가 없다. 민주당이 집권해 여소야대 타개를 위해 정계개편을 시도하더라도, 과반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선이 3년 가까이 남아 국회의원들이 서둘러 거취를 정할 이유가 거의 없고, 이른바 승자의 저주(대선에서 이겨 여당이 되면 국회의원과 지방 선거 등은 지게 된다는 일종의 징크스)의 영향도 미칠 것이다. 이런 전망 속에서 안 지사의 대연정 구상이 갈등 축소와 통합 지향이라는 점에서 비민주당 유권자들에게 좋게 다가가고 있다고 보여진다.

 

문 전 대표를 비롯하여 민주당 주류는 개헌에 대해 소극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중심제가 어디까지 고장 날 수 있는지 그 끝이 드러난 이번이 개헌의 적기라고 보고 있지만, 민주당 주류의 반대로 좌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선 전이나 후 어떤 경우에도 분권형 개헌을 하려면 차기 대통령의 임기단축이 필수적이라서, 집권에 접근해 있는 민주당의 유력주자의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민주당 경선이 가열되면 개헌 문제에 대한 유력주자들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4. 격변기의 준비

이번에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조기대선이든 아니든 임기단축 개헌이 없다면 2022년까지 한국을 이끌어야 한다. 과연 앞으로의 5년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상적 시기와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국제정세만 보아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든 강대국들이 노골적으로 자국 또는 자민족 우선주의를 내걸고 있으며, 이의 관철을 위해서는 기꺼이 힘을 동원할 기세이다. 장기간의 국제평화와 공정한 국제질서의 이익을 누구보다도 크게 본 한국 입장에서 이런 변화는 엄청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핵과 미사일로 항상적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체제가 존재하며, 이는 동아시아 전반의 긴장 및 갈등의 요소이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날로 심각해지는 고용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현재의 실업문제는 과거의 경기 사이클이나 인구요소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노동 없는 시대의 도래와 직접 관련이 있다. AI시대로 불리는 대변화가 시작되었고 이는 한편의 진보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도전이다. 특히 고실업의 재앙이 평등하게 다가오지 않고, 이른바 양극화를 낳고 있어서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롯하여 정치의 역할이 더 높아져야 하는 시기이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거나 기각되거나 어떤 경우에도 지난 정권의 적폐를 잘 정리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은 차기 정권의 과제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파면 또는 퇴임 이후 탄핵반대집회 참가자들을 기반으로 친박의 정치세력화를 꾀하면 매우 복잡한 정치구도가 형성 될 수도 있다. 그만큼 균형 잡힌 리더십이 요구된다. 박근혜 정권과 같이 소수의 자기편 외에는 다 배제하려는 갈등의 정치가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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