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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분석] 2017년 대선 청년정책
[정책분석] 2017년 대선 청년정책

[조승수 | 청년이 만드는 세상 공동대표 ]

[정책분석] 2017년 대선 청년정책


지난 20대 총선 투표율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청년층 투표율이 19대 총선 때보다 20대 초반(20~24세)의 투표율은 10%, 20대 후반 투표율은 12%, 30대 초반 7%, 30대 후반 3%포인트가 각각 증가했다. 특히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는 17대 대통령 선거에 비해 19세의 투표율은 22%, 20대 초반의 투표율은 20%, 20대 후반의 투표율은 23% 증가하는 등 청년들의 높은 투표참여율은 이후 유력후보의 당락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로 부상하였다.

한편,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일자리문제를 포함한 청년문제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이다. 지난 1월 서울신문 신년여론조사에서 지역과 성별, 연령대와 직업군, 정치성향과 관계없이 우리 국민 10명중에 6명이 올해 정부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경제정책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10%에 육박하는 청년실업률의 완화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등을 국민 절반 이상이 최우선 과제로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도 신년 여론조사(KBS) 결과 대한민국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경제문제로 ‘청년실업 및 일자리 부족’(25.4%)과 ‘저임금·비정규직 문제’(23.3%)이 꼽혔었다.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듯이 지난 총선에서도 각 정당들은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무수히 많은 청년공약을 제시하였고, 곧 다가올 대선에서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미 너도나도 ‘일자리 대통령’을 주요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선거를 의식한 정책들은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위주로 또는 그럴듯하게 듣기 좋은 말로, 표를 의식한 선심성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1. 청년고용동향과 일자리문제

청년정책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주거, 교육, 결혼 및 출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청년문제의 가장 핵심은 결국은 일자리 문제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실업에서만 그치지 않고, ‘N포세대’라는 용어가 상징하는 것처럼 연애·결혼·출산·주거·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집계되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고치이다. 더구나 청년실업률은 평균 실업률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높은 청년 실업률의 지속은 노동시장 이중구조화와 고학력자 위주의 인력 공급에 따른 일자리 수요·공급의 구조적 미스매치 현상이라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특수한 상황에 주로 기인한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 국내정치 환경과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통상압력 등은 한국경제의 불안감을 키워 경기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한국은행과 KDI 등이 전망한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16년(3분기 2.6%)보다 낮은 2.5% 내외 수준으로,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기업들의 채용동결 및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2016년 5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졸자 평균 졸업소요기간은 3년제 이하를 포함하여 전년 대비 0.4~1.3개월 가량 모두 증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취업 및 자격시험 준비, 재학기간 중 직장체험 등을 이유로 휴학기간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은 11.2개월로 전년 동월대비 0.2개월 증가하였고,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6.7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경우 평균 근속기간은 1년 2.8개월로 그만 둔 사유는 ‘근로여건 불만족(보수, 근로시간 등)’이 48.6%로 가장 높았다. 졸업소요기간과 첫 취업 소요기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평균 근속기간이 1년 2.8개월밖에 안 되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이 발표한 미래고용보고서는 인공지능(AI) 로봇들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앞으로 5년 내 500만개의 일자리가 순감하고 고용시장 양극화와 성별 격차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많은 전문직, 생산직의 일자리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와 같이 미래의 일자리는 정부정책과는 무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고용을 독려할 수는 있겠지만 이 흐름 자체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기업에 대한 고용압박이 시장에 잘 못된 정보를 전달해 경제와 실업률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AI, 자동화기술, 로봇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일자리 감소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몇 가지 정책으로 일자리를 늘리면 청년 고용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경기가 되살아 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희망을 강요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고용율 70%달성’, ‘일자리 131만개 창출’ 같은 공약이 표를 위한 듣기 좋은 말로 들리는 하나의 이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6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부진한 한국의 노동개혁이 성장 잠재력 확충을 저해한다고 지적하면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언급하며 정규직 고용 보호 완화를 권고한 바 있다. 청년일자리 문제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노동시장의 제도·관행이 일자리 창출력을 저하시켜 청년일자리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 시기 형성된 연공서열 임금체계는 능력·성과 반영이 미흡하고 고용부담을 가중시킨다. 2015년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의 정년 60세 시대 대비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00인 이상 사업장의 호봉제 비중은 68.3%로, 이는 제조업 생산직의 초임 대비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격차가 3.3배로 프랑스 1.3배, 독일 2.0배 등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또한, 노조는 대기업·공기업 등 중심으로 조직화되어 노사관계 관행 형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대기업·정규직·유노조 기업에 속하는 노동자는 7.4%로 이들 기업의 신규채용률은 6.2%인 반면, 중소기업·비정규직·무노조의 신규채용률은 54.4% 에 이른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노조가 과도한 고용보호 효과를 누리며, 좋은 일자리라는 기득권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2. 일자리공약 진단

이처럼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해결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 바로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각 정당들과 대선주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과 해법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예비후보들과 각 정당의 지난 총선정책을 중심으로 검토해보도록 하자.


대표적으로 여야를 통틀어 여론조사 1위를 지키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근로시간조정을 통해 50만개, 경찰관 소방관 등의 증원을 통해 공공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재인 표’ 일자리 공약은 나오자마자 포퓰리즘 논란에 휘말렸다. 사실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와 노동시간 단축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이번 정부에서도 꾸준히 진행해온 사업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에 따른 재정부담 문제, 성장 없는 일자리 정책에 따른 실현 가능성 문제다. 간단히 계산해서 공무원 81만명을 늘리려면 연봉과 각종 부대비용을 5000만원으로만 쳐도 연간 40조원이 필요하다. 안 그래도 위험 수위에 근접하고 있는 재정 상태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세금을 더 걷어 공무원 늘리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스는 일자리를 늘린다며 공무원 수를 계속 확충하다 노동인구 4명 중 1명이 공무원인 나라가 됐다. 정부 지출이 GDP의 절반을 넘을 정도였다. 공공 부문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은 결국 한계에 부딪혔고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은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기본소득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 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 재원에 대한 대책이 없고, 기본소득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시장과 기업에서 창업과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일자리가 가장 유효한 일자리”라고 했으나 세부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안철수, 유승민 의원의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18대 대선이 한창이던 2012년, 당시 대선주자 박근혜와 문재인은 ‘늘지오’, ‘만나바’라는 일자리 구호를 내걸었다.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일자리의 질을) 올리자’, 그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자’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고용률 70% 달성을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삼았다. 하지만 2016년 현재 고용률은 60%를 간신히 넘겼으며, 청년고용률은 42.3%에 불과하다. 문제에 대한 진단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아예 진단이 없다는 느낌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일자리 개수로 표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각 정당들은 어떤 정책들을 제시하였을까? 지난 20대 총선에서 청년문제에 대한 공약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실망스러웠다. 인구구조의 변화, 경제상황과 노사관계 등 종합적인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정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청년정책보다는 선심성에 치우친 한시적인 대책이라는 것이다. 이에 당시 이슈로 떠올랐던 대표적인 청년정책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각 당 홈페이지 정책자료집을 참고하였다.


청년고용할당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라 2016년 12월 31일까지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민간기업으로까지 확대하여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공약이 야당을 중심으로 제시됐다. 더민주는 3년간 한시적으로 민간대기업에 3%씩 적용하여 첫해에 8만 5천개를 비롯하여 총 25만 5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국민의당은 공공기관 의무비율을 5%로 상향하고, 민간기업에서도 1000인 이상 사업장부터 500인 이상 사업장으로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가겠다고 하였다. 정의당은 더 나아가 공공기관 및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매년 정원의 5%이상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법 개정을 통해 청년고용할당제를 의무화하고 민간부문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은 최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법취지야 그렇다 하더라도, 자칫 자유로운 노동시장 질서를 저해하고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오히려 일자리 쏠림현상을 유발시키고 기업의 자발적 일자리 생산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또 다른 세대 갈등을 조장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많다.


청년고용할당제와 관련해 흔히 벨기에가 2000년에 한시적으로 도입·운영한 ‘로제타 플랜’을 인용한다. 하지만 로제타 플랜은 장기적으로 청년실업률 감소효과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벨기에에서도 제도 도입 이후 잠시 하락했던 청년실업률이 3년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또한 벨기에는 대학진학률이 30%대에 불과한 특수 상황에서 저학력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대학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 우리 상황과는 그 전제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의 현실에서는 대기업으로의 쏠림 현상만을 유발시켜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현재의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는 정책이다.

또한 민간부분으로의 무분별한 확산은 자유로운 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노동시장의 기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율성과 영업활동의 자유와도 배치된다. 또 청년고용할당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청년 미취업자 고용실적이 저조한 기업에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또한 고용부담금만 납부하면 된다는 의식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뿐만 아니라 청년 미취업자 고용의무를 다한 기업에 지급하는 고용지원금도 기업이 스스로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데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추가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청년 미취업자가 장애인과 같은 정도의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청년 미취업자에 대한 보호가치가 인정되지 않으면 청년고용할당제는 세대 갈등만 부추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역차별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


이 문제에 관해 헌법재판소는 2014년 ‘다른 연령층의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청년 미취업자만 의무고용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미 중소기업 등에 취업한 청년들에게는 그만큼 전직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취업기회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입법논쟁에서 이렇듯 숱한 문제가 이미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되새김질 하듯이 청년공약이란 이름으로 포장되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취업지원수당

이 밖에도 주요 야당들에서는 미취업 청년에게 매월 50만~60만원씩을 지급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더민주는 만 19~29세 청년 중 저소득 미취업자 10만명(6개월 5만명)을 선발해 6개월간 월 6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선발된 청년들은 6개월 동안 수당을 지급받는 대신 구직활동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정의당은 더민주보다 대상자를 확대했다. 만 15~34세 이하의 미취업 청년들 중 피보험단위기간이 180일 미만인 자,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없는 자, 실업급여 소진자 중 가구소득이 하위 70% 이하인 자에 대해 최대 1년까지 ‘청년디딤돌급여’ 월 50만원을 제공한다. 신청조건에 부합되면 무조건 지원받는 정책이다. 이에 비해 국민의당은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한 25~34세 이상의 청년들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 간 300만원의 구직급여를 지급하지만, 취업에 성공하면 고용보험요율을 할증(0.65%→2.5%)해 최대 250만원까지 상환해야 한다는 공약을 제시해 다른 야당들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두고 있다.

최근의 청년실업률을 생각할 때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논의는 필요한 부분이고 이후에도 점차 활발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제시된 청년수당들이 구직노력을 전제로 하고 있거나 구직 이후 일부를 상환한다고 되어 있어, 일부 지자체에서 있었던 묻지마식 현금지원은 지양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볼만 하다.


그러나 위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약들의 1차적인 문제는 예산확보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소요될 예산으로 더민주는 매년 2500억원, 정의당은 약 26만명이 신청할 것을 예상하고 소요예산으로 2조원, 국민의당은 5년 동안 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자체 추산하였다. 자체 추산예산액만 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용보험기금을 일부 이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근로자와 사용자가 돈을 내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을 기여도 하지 않은 청년들을 위해 쓴다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고용보험기금의 안정성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매번 반복하는 부자증세, 대기업 사내유보금 등을 빼앗아 시행한다는 뻔한 이야기는 포퓰리즘 공약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또한 청년들의 대기업·공공기관에 대한 쏠림 현상으로 인해 취업연령이 높아지고, 취업준비기간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일률적인 취업지원수당은 오히려 취업준비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그리고 지원 대상을 청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타 연령층의 저소득구직자와의 차별의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이미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취업성공패키지(취업상담, 구직, 직무교육과 관련해 수당이 지급되는 프로그램)와 같은 정책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현금지원을 미끼로 한 선거용공약이 아니라면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최저임금(시급) 1만원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더민주가 2020년, 정의당이 2019년까지 1만원을 각각 공약으로 내세웠고, 새누리당이 2020년까지 최대 9000원을 제시하면서 포퓰리즘 공약 남발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되었다. 새누리당이 제시한 공약대로 하더라도 지난 해 인상률인 8.1%를 해마다 유지하거나 10% 선으로 올려야 한다. 나아가 더민주와 정의당 공약대로 1만 원까지 올리려면 매년 13.5%씩 인상해야 하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 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2008년(8.3%) 이후 최대 폭 인상에다 첫 6000원대 진입이다. 2010년 이후 인상률은 2.75∼7.2% 수준이었다. 이미 이번 정부에서는 7.2%, 7.1%, 8.1%로 이전에 비해 높은 인상률을 보여 왔다. 경기침체 속에 매해 성장률 3% 달성이 빠듯하고, 물가상승률은 0%대를 이어가는 현실에서 인상 폭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다. 더구나 최저임금의 인상은 여러 가지 경제적 부작용을 낳는다. 그 첫 번째가 기업의 생산비용을 상승시켜 노동수요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줄어들어 실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다른 근로자의 희생으로 운 좋은 근로자 몇몇만 높은 최저임금을 받는 혜택을 받는 것이다. 특히 오른 임금을 부담해야 할 주체는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다. 과연 이런 식의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자들의 장기적인 생활안정과 내수시장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대학등록금공약과 더불어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국민의당의 청년희망임대주택, 더민주의 쉐어하우스와 스마트주택, 새누리의 행복주택 등 선거철마다 나왔던 공약들이 이름과 수치만 약간 바꾼 채 청년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다.


3. 청년일자리 정책의 방향성

일자리 문제가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요즘 젊은 세대들은 평생직장과 자기개발의 개념에서 기성세대와 다른 관점에서 출발한다. 한번 입사한 직장에 평생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직업과 자기개발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 경향도 뚜렷하다. 이러한 변화에 맞는 일자리 정책, 고용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고용형태를 통한 노동시장의 다중구조화

현재 일본기업이 가장 많이 채택하는 채용제도가 ‘한정정사원제도’ 한정정사원은 ①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고용, ② 기업에 의한 직접 고용이라는 점은 기존의 정사원과 동일하지만 직종, 근무지, 근로시간의 한 가지 이상을 한정하여 고용안정과 근로자 개개인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한다. 한편, 사업 축소와 사업장 폐쇄 등에 의해 업무와 근무지가 없어진 경우에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해고 할 수 있어, 기존 정사원에 비해 유연한 교용계약 형태이다.
라고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 개념인 한정정사원제도는 월급과 복지혜택은 정규직과 동일하나 근무지역과 시간, 직무 등이 제한된다. 네덜란드 사회과학연구소(SCP)에 따르면 자녀가 생기기 전 여성의 38%만이 시간제로 근무한다. 그런데 첫 아이가 생긴 뒤에는 시간제 근무 비율이 88%로 증가하고, 이 비율은 둘째가 생긴 뒤에도 83%로 유지된다. 이후 더는 자녀를 돌볼 필요가 없는 중년 이후 여성의 73%도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네덜란드는 ‘근로시간 차별금지법’으로 시간제 근로자에 대해 임금, 복지 등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을 받는 기업은 2013년 319개에서 작년 5193개로 16배로, 같은 기간 지원인원은 1295명에서 1만3074명으로 10배 넘게 늘었으며 지원액도 34억원에서 510억원으로 15배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지원근로자의 임금수준도 꾸준히 상승해 일자리의 질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바른 현상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 문제는 심각하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근거할 경우 모든 비정규직은 정규직 전환의 대상이 되며, 이는 잠재적 일자리 창출능력마저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청년들에게 정규직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고용형태의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일자리 생산능력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혁할 수 있을 것이다.


규제 개혁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

2016년 1월 자동차 딜러들이 경매 방식으로 자동차를 매입할 수 있는 모바일 앱 ‘헤이딜러’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화제가 되였다. 오프라인 자동차 경매장을 보유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경매하는 사업자에 대한 벌칙조항이 신설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2015년 말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합법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개발 시점은 물론이고 시드투자, 엔젤투자 유치 과정에서 전문가에 의한 법률 검토를 충분히 거쳤는데도, 검토 당시에는 불법으로 간주될 사유를 찾을 수 없다가 갑자기 생겨난 새로운 규제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택시, 콜버스, 우버, 에어비앤비, 비트, 쿠팡 무료 로켓배송 등은 모두 기존 사업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고, 일부는 사법 판단의 대상이 됐다.


중소기업청은 2017년 스타트업이 3만5000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3년 이내 생존율은 30%에 불과하고 100개 중에 1개만이 겨우 성공한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창업자의 아이디어와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니다. 스타트업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소비자의 환영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법제도와의 상충, 해당 산업 기존 사업자와의 마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새로운 일자리가 쉽게 만들어지는 사회구조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을 가지고 기존의 것을 탈피한 새로운 창업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며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는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경향은 새로운 형태의 사업이 태어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고, 이는 결국 청년일자리문제 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가 청년세대에게 달려 있다는 관점에서, 정부지원정책을 통해 청년들의 주거 및 결혼 문제를 돕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한번 만들어진 제도는 부작용이 있다하더라도 쉽게 바꾸기가 어렵다. 기존에 수혜를 받아온 기득권과 새롭게 진입하고자 하는 기대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계층과의 형평성 문제, 도덕적 해이, 자발적 독립의지 약화 등 정부지원정책의 부작용은 많은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이를 정확히 계량화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청년들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청년들이 힘들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정부지원도 중요하지만,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고 자유롭게 사업을 시작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분위기, 다양한 고용형태를 소신껏 선택하고 눈치 볼 필요 없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는 일자리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언급하였듯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단순히 일자리 개수를 늘리겠다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 일자리 문제는 청년시기의 문제가 아닌 청년으로 자라나는 과정의 문제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결국, 교육의 문제이다. 교사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책은 있으나, 미래의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능력과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교사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는 듯하다. 당장 눈앞에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도 생각해야 하지만, 미래형 교사를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협업을 통해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부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에 나와 있듯이 초·중·고등학교까지의 진로 탐색과 체험, 특성화, 현장체험 등의 교육시스템을 기반으로 고용부에서는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는 지원과 협조를 하고, 교육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교육부는 고용부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의 고용과 시장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차근차근 준비해간다면 큰 혼란은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에 출마할 대선주자들에게 속빈 공약이 아닌 문제의 원인을 치유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청년일자리 정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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