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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창] 인공지능 시대와 관련한 Q&A


[편집부]

 

편집자 주) 이 문답은 본지 201611/12월호에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가 쓴 AI시대로 가는 과도기의 특징과 대책의 후속 글입니다. 이 글이 발표된 이후 필자가 몇 차례 가진 청년단체 간담회 등에서 토론된 내용을 모아 필자가 문답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1. AI시대로 가는 과도기의 특징

 

) 3차 산업혁명에 비해 4차 산업혁명은 그 속도가 훨씬 빠른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3차와 4차의 구분이 애매하긴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는 이것을 앞장서서 열심히 연구하고 개발했던 기업 수가 몇 개 안 됐습니다. 주로 미국의 몇 개 기업들이 중심이 되었고, 일본의 소수가 가담해서 이뤄진 겁니다. 유럽의 경우 초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도 처음에 방향을 잘못 잡아 15년 가까이 엄청 헤맸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경우는 지금은 초기 단계인데도 불구하고 중국 한 나라에서만 수십만 개의 기업이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 참여하는 플레이어 수 자체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통신의 발달로 인해 순식간에 정보가 공유되고, 컴퓨터의 발달로 컴퓨터의 조력을 계속 받으면서 일하기 때문에 발전 속도가 빠르고, 그 사이에 교육이 발전해 인적인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게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의 고등교육이 많이 발전해서 우수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런 것도 4차 산업혁명의 속도가 빠른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정단계를 넘어서면 인공지능 자체가 스스로 연구를 하게 될 테니 그 속도는 훨씬 더 빨라질 것입니다.

 

) 아직까지 실업률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조사 방법의 문제 때문일까요?

) 조사나 통계과정의 문제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사회구조가 많이 변화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옛날에는 실업과 실업이 아닌 것의 차이가 명확했는데 지금은 애매하게 걸쳐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취업이 안 되면 졸업을 1~2년 연장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실제는 실업자이지만 신분이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기록에는 실업으로 안 잡히는 부류입니다. 또한 3주 이상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구직포기자로 분류되어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졸업할 때쯤 되면 집중적으로 이력서를 제출하는 등 구직활동을 아주 짧은 기간에 적극적으로 하는데, 여기서 실패하면 상당기간 구직활동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경우는 실업자의 범주에서 배제됩니다. 또 구직을 하면서 동시에 비정규직-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형태로 실업자 범주에서 배제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실업자 범주에서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실업률은 계속 증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AI시대로 진입하면서 예상되는 갈등 및 혼란이 세계화로 인한 혼란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세계화는 AI시대와는 문제의 근본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세계화와 관련해서 실업이 증가하고 정규직, 비정규직 갈등이 증가하고 세대갈등, 내외국인 갈등이 증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약간 이런 문제가 생겼습니다만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문제였습니다. 오히려 한국은 세계화로 인한 이런 갈등은 겪지 않은 편이지만, 반면 AI시대의 영향은 서구 선진국과 완전히 동일하게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화시대는 AI시대와 달리 일자리가 줄어든 게 아니라 이동한 겁니다. 미국·유럽에서의 일자리가 한국, 대만,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으로 이동한 것인지 일자리 자체가 줄어든 게 아닙니다. 한국이나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이런 나라들은 세계화로 인해 실업이 줄고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반면 AI시대는 일자리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정도도 다릅니다. AI시대에는 세계화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해법도 세계화 시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한국과 비교했을 때 AI시대로 가는 과도기가 빨리 왔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사실 미국, 유럽, 일본과 한국은 본질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는 건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출발시기가 훨씬 더 빨랐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출발 시기라는 건 고소득의 출발 시기를 말하는데, 그 시기가 상대적으로 빨랐고 이로 인해 소득이 오랜 기간 정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한국 사회도 현재 소득이 정체하고 있지만 이를 경험한 시기는 아주 짧고, 지난 20년 정도를 계산해 보더라도 모든 계층의 소득이 늘었습니다. 고소득, 중소득, 저소득 포함해서 모든 계층의 소득이 늘었고, 특히 지난 30년을 잘라서 놓고 보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지금 나타나는 현상이 최선진국과 한국이 조금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재 경제 수준, IT 수준, 산업 수준 등의 격차가 크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과도기의 발전 정도는 10년 후,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면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 브렉시트나 트럼프 지지 현상을 기존 시스템이나 국가 정책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나타난 극단적 선택의 한 유형으로 해석해 볼 수 있나요?

)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라마다 나타나는 현상은 다르지만 본질은 현대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즉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산업이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소득 분배는 고용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근본적인 모순에서부터 출발합니다. 현상적으로는 국가정책에 대한 실망이나 외부이민에 대한 거부감, 기성정당에 대한 불만, 기득권자에 대한 불만 등 사회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본질은 현대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과도기의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포퓰리즘적인 정책에 투표하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데 그렇게 되면 사회갈등은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요?

) 포퓰리즘 정책에 투표할 가능성이 물론 많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점점 성숙해질수록 포퓰리즘의 득세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선진국도 포퓰리즘 득세현상이 간혹 나타나긴 하지만 약화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AI과도기 같은 급변과 혼란 시기에는 선진국이라고 하더라도 포퓰리즘이 일시적으로 득세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포퓰리즘의 생명력이 길진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가 있지만 매우 특이한 경우이고 일반적으로는 길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포퓰리즘을 앞세우던 일본 민주당만 봐도 1~2년 만에 거의 몰락하다시피 한 것을 보면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포퓰리즘의 생명력은 길진 않아 보입니다.

 

) 과도기 시기 정치의 역할은?

 

) 사회가 혼란기에 접어들면 접어들수록 정치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국민들을 단결시키고, 국민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분열을 극복해 통합된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심각하게 노출되기 전, 즉 본격적인 혼란기로 접어들기 전에는 관성에 따라 정치의 역할이 여전히 경시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근래 탄핵정국에서 보듯이 아주 거대한 정치적인 변화가 있을 때 사람들의 정치적 관심이 다른 때 보다 높아집니다. 이런 계기에 유능하고 합리적인 정치세력이 기반을 강화하고 특히 AI시대의 주요 당사자인 청년들의 정치진출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기를 바랍니다.

 

2. 노동시장의 변화와 대응

 

)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적절한 타협을 통해 줄이는 방안이 있을까요?

) 불행하게도 뚜렷한 방안은 없어 보입니다. 어차피 시장의 힘에 의해 인공지능과 로봇이 끊임없이 정규직들을 퇴출시키게 될 것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불평등을 해소하자고 아무리 외쳐봐야 평화적으로 해소가 잘 안 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정규직을 점차 대체하면 결국 다 비정규직이 되니까 결과적으로 평등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적 타협이 아닌 시장의 힘에 의한 방식으로 될 가능성이 80% 이상으로 보입니다. 물론 정규직이 양보해서 혹은 대타협을 이뤄서 그렇게 될 가능성도 아주 미세하게 있지만 그것보다는 방금 말한 식으로 평등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봅니다.

 

) 정규직의 고용유연성 확대는 직업안정성 저하로 직결되어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고용유연성이 사회적으로 수용되려면 공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우리사회에서 가능할까요?

) 당연히 고용유연성 확대는 정규직에게 큰 불안감을 줄 것입니다. 고용유연성이 확대되지 않아도 AI와 로봇이 확대되면 당연히 어떤 형태로든, 회사가 망해서 직장을 잃든, 아니면 직장이 재정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대량 해고하든 결국 고용 안정성은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다만 고용유연성이 확대 된다면 망하지 않아도 될 멀쩡한 기업이 망하는 걸 막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만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고용유연성을 확대하면 7만 명만 해고하고 3만 명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데 고용유연성이 없어서 해고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망했다고 하면 10만 명 전체가 모두 일자리를 잃는 것입니다. 이는 큰 차이입니다. 그리고 기업이 살아야 국가에 세금도 내고, 국가에 세금을 내야 실업자들을 돌봐줄 수 있습니다. 고용유연성이 확대되든 확대되지 않든 AI시대에는 어차피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고용유연성을 확대하면 상대적으로 일자리를 잃는 속도가 줄어들 것이고 실업자들을 돌봐줄 수 있는 세금원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 공무원 등 공공분야의 종사자들은 대량실업, 양극화 확대 등 사회위기를 외면하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할 텐데 과연 어떤 양상이 펼쳐질까요?

 

) AI시대에는 공무원이 가장 대표적인 기득권 세력이 될 것입니다. 공무원이 제일 변화하지 않는 세력으로, 제일 마지막까지 기득권을 붙잡고 있는 세력으로 남을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사실 대기업 생산직 정규직 같은 경우는 기업이 망하면 일자리를 잃기 마련인데, 공무원은 기업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속기업이 망할 일도 없고, 비효율적으로 일을 해도 국가가 어려워도 끝까지 일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국가들의 경우 그렇게 힘들었어도 실제 해고된 공무원 수를 보면 막상 얼마 안 된다고 합니다. 아주 소수의 공무원들만 해고했다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이 그 고통을 분담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사실 공무원이 하는 일은 다른 업무보다 더 AI로 대체되기 쉬운 일들입니다. 동사무소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 AI가 충분히 하고도 남는 일들 아닙니까. 그런 것들부터 과감하게 변화시켜야 합니다. 공무원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이유,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다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게 문제입니다. 게다가 공무원 숫자가 많다보니 표에 영향력이 있어 정치인들이 잘 건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갈수록 정치인들은 공무원들과 대립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공무원과 정치권이 결탁해서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시도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공공분야의 고용 기득권을 해소하는 해법이 과연 있을까요?

 

) 어차피 공공분야는 정치의 힘으로 정책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합니다. 역시 사회적 타협이라는 성숙한 방식을 택하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입니다. 공공분야의 노동 특권의 축소 조정과 같은 변화는 지금과 같은 평화적인 시기에는 거의 생겨나기 어렵습니다. 실업자들이 엄청나게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사회적 갈등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평화시기에는 어떤 정치세력이 나오더라도 저항을 극복하고 개혁에 성공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미래에는 혼란이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이기 때문에 그 사회적 압력을 적절하게 동력으로 삼아서 그러한 시기를 놓치지 말고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때 개혁의 속도조절도 중요한데 대중의 적응 정도, 사회의 부작용 정도 등을 고려하여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면 사람들이 적응하기 어렵고 속도가 지나치게 늦어지면 기술발전, 산업발전이 못 따라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으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3. 노동 없는 시대의 고용

) 고용에 대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어떻게 평가해야 합니까?

) 고용과 관련해서 국가가 보조금을 주는 방법으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국가가 기업에 보조금을 주어 고용을 유지하는 것, 두 번째는 국가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 세 번째는 국가가 고용하지 않고 모두 현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도 첫 번째 범주로 언급한 고용과 관련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 가장 나쁜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왜곡된 현상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현재 약 200개 정도 있습니다. 그냥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200개라고 해도 놀랄 일인데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200개라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게 다 제대로 된 기업이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 중 30개만 제대로 된 기업이고 나머지는 기술수준이 형편없습니다. 그럼 왜 기업을 차려서 전기자동차를 만들까요. 바로 정부보조금 때문입니다. 전기자동차 한 대를 만들어 팔면 엄청난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걸 노리고 기업을 만들고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겁니다. 이처럼 보조금을 주면 아무 필요도 없는 영역에 국가 자금이 흘러 들어가게 되고, 실제 자금지원이 절실한 기업에는 자금지원이 안 되는 문제가 생겨납니다. 국가자본의 불평등 문제, 왜곡 현상이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차라리 그냥 현금을 주든지, 아니면 비시장적 방식으로 국가에서 고용을 하든지 등의 형태로 가는 게 더 낫습니다. 한계기업이나 불황업종에서 해고가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놔두는 게 순리인데 그것을 억지로 막으려고 하면 여러 가지 왜곡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민간 영역에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은 여력은 거의 없어 보이고, 그나마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부분은 공공영역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지금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해 있는 사람들은 시장적 일자리이지만 미래사회에서 국가에서 고용해야 하는 것은 비시장적 일자리입니다. 국가나 공기업, 기타 공공기관에서 고용하는 시장적인 일자리는 계속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공공영역의 일자리는 늘리는 게 아니라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안 그래도 일자리가 없는데 공공영역에서도 일자리를 줄이고 기업에서도 일자리를 줄이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문제제기가 나오게 됩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습니다. 고용을 기준으로 소득분배를 하는 기존 시스템이 더 이상 역할을 할 수가 없는데 계속 그걸 부여잡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고용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소득분배 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치 다른 방법이 있는 것처럼 공공영역에서 일자리를 늘인다고 하고, 기업인들을 압박해서 일자리를 늘인다고 하는데 사실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생색내기 용으로 할 뿐이지 일자리는 조금 늘어날 뿐이거나 거의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득분배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속도가 문제입니다. 특정 시기에는 아주 완만하게 줄어들었다가 특정 시기에는 아주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가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이 될 것입니다.

 

) 일자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여성의 일자리 전망은 더 어둡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일자리 전망 자체는 앞으로 계속 비관적이겠지만 여성 일자리 문제는 남녀평등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더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기업에 부담을 넘기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을 고용함으로써 기업이 떠안는 부담의 80~90%는 정부에서 져야 합니다. 그러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에 대한 고용을 확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 남녀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안 그래도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그나마 남은 일자리조차 여성들이 더 많이 가져간다고 하면 젊은 세대들의 남녀 갈등이 더 심화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성들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배려하고 보호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인공지능 시대로 가는 과도기에는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인공지능 시대로 가면 탈시장화 사회로 바뀐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 시장은 그 자체가 워낙 강력한 자생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부당하게 개입하지만 않는다면 그 역할이 위축되진 않을 겁니다. 과도기에는 정상적인 사회발전, 기업발전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보루가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도기 시기에는 다양한 불건전한 외부의 힘이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더욱 의존해야 합니다. 평소에도 불건전한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만, 특히 과도기는 혼란기이기 때문에 불건전한 외부의 힘이 작용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불건전한 외부의 힘이란 구태의연한 사고에 사로잡힌 관료의 간섭, 구태의연한 사고에 사로잡힌 군중의 시위나 파업 등을 말합니다. 그런 간섭이 일시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도 시장의 힘을 이길 수 없고, 파업이나 선거도 시장의 힘을 이길 수 없습니다. 국가가 과도하게 그런 외부의 힘에 휘둘리면 국가 자체가 부도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기술발전, 사회발전, 기업발전을 보호해주는 것이 바로 시장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서면 시장에 의존해서 수입을 얻는 사람의 비중이 많지 않을 겁니다. 시장에 의존해서 기업의 투자소득을 얻는다든지, 시장질서내의 기업에 소속되어 시장적인 임금을 받는다든지, 이런 사람들의 비중이 전체적으로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시장적인 방식으로 정부 등의 지원으로 소득을 얻으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소득을 얻는 것도,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비시장적인 방식에 의존하게 될 것이고, 결국 사회운영의 주된 시스템이 시장원리가 아닌 비시장적인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 보건, 교육, 보육, 실버 케어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유형의 공공근로가 등장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인력의 선발 방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책임 하에 원하는 사람은 모두 고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원하는 사람을 무조건 고용하면 제대로 일을 안 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겁니다. 아주 먼 미래에는 일의 동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제한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근무태만에 대해서는 절반고용, 파면과 해직, 직위해제 등의 징계수단을 동원한 대응이 연구되어야 합니다. 직위해제는 직책만 해지하고 고용은 유지하고, 월급도 90%는 보장해주는 것인데, 그런 식의 적용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교사가 교사로서의 직무수행이 많이 떨어지면 직위해제를 하거나, 혹은 6개월 재교육을 받으면서 그 기간에는 임금의 60%만 받는 방식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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